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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서툴러도 괜찮아

기사승인 [538호] 2021.05.07  21: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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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게만 느껴졌던 중간고사가 끝이 났다. 이로써 우리는 한 학기의 중턱을 넘어선 것이다. 시험을 마치고 한숨 돌리다가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구나’ 하며 새삼 놀란 적이 있다. 짐작하건대 편집장, 학생, 딸내미 등 내가 맡은 역할들을 완벽히 수행하려다 보니 시간 개념을 잠시 잊고 살았던 게 아닐까 싶다. 요새 시간을 멈추는 기술 개발이라든지, 분신술을 연마해 나를 2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곤 한다. 이를 실현한다면 모든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제 역할들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는가?

 학기 초, 내게 새로 생겨난 역할들을 모조리 완벽하게 수행해내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하나에 집중하면 그 외의 것을 돌아보지 못하는데, 한 마디로 ‘멀티 태스킹’이 어려운 사람이다. 일하는 중에 누가 말을 걸어오면 제대로 듣지 못하고 일이 끝난 후에 다시 물어보기 일쑤다. 그때마다 친구들은 “넌 진짜 멀티가 안 되는구나.”라며 내가 신기한 사람인 양 반응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많은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가 능력이 되었고, 또 한편으로는 바쁜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덕목이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솔직히 ‘멀티’라는 능력이 부러워서 일부러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보기도 하고, 무슨 일이 생길 때 ‘내가 해버리면 모두가 편하겠지’라는 마음으로 일을 떠맡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나의 과한 욕심이었는지 잦은 실수를 비롯해 마음에 들지 않은 결과가 나왔고, 무엇보다 쉽게 지쳤다. 마치 불편한 옷을 억지로 입은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 물론 지금은 욕심을 살짝 내리고 하던 방식대로 일하며 나름의 완벽과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나뿐만 아니라 지금도 과한 욕심에 휩쓸려 불편한 옷을 억지로 입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조직의 리더로서 모든 걸 완벽히 해야 한다는 부담감, 집안의 장남·장녀로서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 등 개개인의 역할에 따른 불편한 옷 말이다. 나는 그들에게 쉽진 않겠지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살짝 내려놓아 보라고 말하고 싶다. 맡은 역할이 많은데, 모두를 떠맡고 완벽히 하려다 보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니 말이다. 서툴러도 괜찮으니 무조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아 보자.

 우리는 모두 서투르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만, 완벽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분명히 서툰 구석은 있다. 일단 나는 앞서 말했듯 멀티가 되지 않는다. 한때, 편집장으로서 멀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큰 결점 같았다. 그래서 이를 숨기기 위해 애써 괜찮은 척 무리해가며 일한 적도 있다. 내가 서툰 모습을 보이면 전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갈 것만 같았달까. 하지만 체력이 바닥을 보일 때쯤 나에겐 이를 극복할 자신감과 집중력, 그리고 함께해줄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서툴렀던 그 시간 동안 신문을 벌써 세 번이나 발행하고 꽤 많은 수습기자를 모집했다. 이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그 모든 일은 다수의 서투름이 모여 만들어낸 완벽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가수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이라는 곡의 가사를 인용해 이번 황룡담을 마치려 한다. 모든 역할을 완벽히 해내야 한다는 부담에 휩싸였던 어제의 일들은 잊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틀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 조금은 서툴러도 괜찮으니까 완벽한 역할이 아닌 완벽한 행복을 추구하는 청춘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주영 편집장 1900011@kunsan.ac.kr

<저작권자 © 군산대언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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